[8월14일]수출물가 28년 만에 최고…교역조건도 최대 개선

  • 한은, 7월 수출입물가·무역지수 공표
  • 순상품교역조건 24.7%↑…통계 작성 이래 최대
  • 美 소매판매 14일 밤…증시 반영은 18일

수출품 가격이 1년 새 49.1% 뛰었다. 1998년 3월 이후 28년 4개월 만에 가장 높다. 반면 수입품 가격은 두 달 연속 내렸다. 파는 값은 오르고 사는 값은 내렸다. 14일 국내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교역조건’이다. 다만 확인은 절반만 가능하다. 나머지는 나흘 뒤로 미뤄졌다.

◇ 반도체가 가른 수출입물가

한국은행이 14일 오전 ‘2026년 7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를 발표했다. 원화 기준 수출물가지수는 190.65로 전월보다 1.0%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9.1% 상승했다. D램 수출가격이 6.6%, 컴퓨터기억장치 가격이 17.6% 뛴 결과다.

수입물가지수는 160.09로 전월보다 1.0% 내렸다. 6월(-4.2%)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이다. 두바이유 월평균 가격이 배럴당 79.45달러에서 76.75달러로 3.4% 내렸다. 원·달러 평균 환율도 1527.30원에서 1497.43원으로 2.0% 떨어졌다.

핵심은 교역조건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년 전보다 24.7% 올랐다. 수출품 한 단위로 살 수 있는 수입품 물량을 나타내는 지표다.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상승률이다. 수출물량까지 반영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49.7% 뛰었다. 이흥후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수출품 가격과 물량이 동시에 오르면서 대외 구매력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월과 비교하면 순상품교역조건은 6.9% 하락했다. 8월 전망도 엇갈린다. 8월 1~12일 평균 환율은 전월보다 약 5% 내렸다. 반면 중동 지역 긴장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는 7.3% 올랐다.

◇ 정부의 8월 경기판단, 숫자는 이미 나와 있다

재정경제부가 14일 ‘8월 최근 경제동향’을 낸다. 정부가 매달 내놓는 경기 진단 보고서로, 표지 색깔을 따 그린북이라 부른다. 판단 재료는 이미 공개됐다. 7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0만8000명 늘었다. 두 달 연속 증가다. 그러나 고용률은 63.3%로 넉 달째 내렸다. 청년(15~29세) 취업자는 19만1000명 줄어 45개월 연속 감소했다. 청년 실업률은 6.8%다.

부동산과 가계부채도 변수다. 정부는 13일 수도권에 23만호 이상을 추가 공급하는 주택 신속공급 방안(8·13 대책)을 발표했다. 공공택지 지구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인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같은 날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 목표를 1.5%에서 3%로 올렸다. 5대 은행 7월 가계대출은 3조8261억원 늘었다.

재경부는 오후 외환건전성협의회 겸 MSCI 선진국지수 편입추진 태스크포스(TF)도 연다. MSCI 선진국지수는 글로벌 기관투자자가 자산 배분 기준으로 삼는 대표 지수다. 한국은 6월 관찰대상국 등재에 실패했다. 18개 평가항목 가운데 5개가 여전히 ‘마이너스’다. 외환시장 자유화와 청산·결제가 대표 항목이다. 다음 기회는 2027년 6월이다.

◇ 미국 소비, 확인은 나흘 뒤

간밤 뉴욕증시는 올랐다.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기업이 받는 출하가격)가 전월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시장 예상치(0.2% 상승)를 밑돌았다. S&P500지수는 0.65% 오른 7798.99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 동결 확률은 63%로 올라섰다.

14일 밤에는 7월 소매판매(한국시간 오후 9시30분)와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가 나온다. 소매판매 시장 전망은 0.1% 증가다. 전월(0.2%)보다 둔화한 수치다. 예상보다 강하면 경기 우려는 줄지만 금리 인상 경계가 되살아난다. 기대인플레이션이 함께 뛰면 부담은 커진다.

문제는 시차다. 국내 증시는 17일 광복절 대체공휴일까지 휴장한다. 14일 밤 결과가 코스피에 반영되는 시점은 18일이다. 13일 코스피는 3.56% 오른 6813.34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한국거래소 기준 2조1065억원을 순매수하며 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55.28로 내려왔다. 이달 초에는 80을 웃돌았다.


오늘의 주요 일정

-06:00, 국내, 한국은행, 2026년 7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 발표
-오전, 국내, 재정경제부, 2026년 8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발표
-오전, 국내, 고용노동부, 제49차 외국인력정책위원회 개최
-12:00, 국내, 한국은행, 2026년 6월 통화 및 유동성 발표
-오후, 국내, 재정경제부, 외환건전성협의회 겸 MSCI 선진국지수 편입추진 TF
-21:30, 해외, 미 상무부, 7월 소매판매
-23:00, 해외, 미시간대, 8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 및 기대인플레이션


오늘의 관전 포인트

14일 확정된 숫자는 교역조건이다. 수출가격이 수입가격보다 훨씬 빠르게 오르며 대외 구매력이 개선됐고, 그 동력은 반도체 한 품목에 몰려 있다. 13일 코스피를 3.56% 끌어올린 힘도 같은 곳에서 나왔다. 쏠림이 강할수록 되돌림도 빠르다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하다. 오후 그린북에서는 정부가 수출 호조와 청년 고용 부진 가운데 어느 쪽에 무게를 싣느냐가 관건이다. 8·13 공급대책과 가계부채 관리 목표 상향이 같은 날 나온 만큼, 경기판단 문장이 부동산·금리 정책이 어디로 갈지 예고할 수 있다. 14일 밤 미국 소매판매와 기대인플레이션은 이번 주 마지막 재료다. 확인은 사흘 연휴 뒤인 18일에야 가능하다. 연휴 사이 국제유가와 중동 정세가 움직이면 그 시차는 18일 개장 첫 호가에 한꺼번에 반영된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