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깨진 스페이스X, 범인은 AI였다

사상 최대 IPO 한 달, 커서 인수·회사채에 공모가 붕괴

재사용 로켓·AI 수익화 검증 전까지 변동성 지속 전망

공모가 135달러. 상장 나흘 만에 225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리고 한 달여 만에 122달러선으로 주저앉았다.

스페이스X(티커 SPCX) 주가가 그린 궤적이다. 고점 대비 45% 넘게 빠졌다. 공모가마저 밑돈다.

그런데 정작 로켓은 실패하지 않았다. 주가를 끌어내린 건 우주가 아니라 인공지능(AI)이었다.

◇역사상 최대 IPO, 한 달 만에 공모가 붕괴

스페이스X는 6월 12일 나스닥에 상장했다. 공모가 135달러, 기업가치 1조7700억달러. 역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비상장사가 주식을 증시에 처음 파는 것)다.

특이한 건 배분 방식이었다. 공모 물량의 약 30%를 개인 투자자에게 먼저 배정했다. 주문은 목표의 2배를 넘겼다. 첫날 종가는 약 161달러였다.

6월 16일 장중 225.64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시가총액은 한때 2조5000억달러를 넘겨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를 앞질렀다.

지금은 딴판이다. 7월 18일 종가 약 124달러, 시총 약 1조6300억달러. 공모가 아래이자 52주 저점(122달러) 부근이다.

◇로켓은 성공했는데, 주가는 AI가 끌어내렸다

하락은 기술 실패 탓이 아니다. 스타십은 5월 22일 12차 시험비행에서 엔진 하나가 조기 정지했다.

그래도 나머지 엔진이 연소 시간을 늘려 목표 궤도에 도달했다. 설계된 엔진 이중화가 작동했다. 부스터 회수는 실패해 미 연방항공청(FAA) 조사를 받았지만, 이후 종료됐다.

주가를 흔든 건 따로 있었다. AI 관련 결정이다. 첫째, 6월 16일 AI 코딩업체 커서(모기업 애니스피어) 600억달러 인수 발표다. 전액 주식 교환이라 지분 희석 우려가 커졌다.

역설도 있다. 커서 연매출은 약 40억달러로 급증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1년 새 41%에서 26%로 떨어졌다. 앤스로픽에 절반을 내줬다.

둘째, 6월 22~26일 250억달러 회사채 발행이다. “현금이 부족한가”라는 해석이 번지며 주가는 관련 국면에서 16% 빠졌다. 실제 목적은 달랐다. 2월 xAI 인수 때 조달한 200억달러 브리지론(단기 연결 대출) 상환이다.

오히려 스페이스X는 발행 당시 현금 1000억달러 이상을 쥐고 있었다. 현금 부족이 아니라 비싼 빚을 싼 빚으로 갈아탄 것에 가깝다.

배경엔 급한 확장이 있다. xAI는 2025년 3월 옛 트위터(X)를 흡수했고, 스페이스X는 2026년 2월 그 xAI를 다시 삼켰다. AI가 3대 사업축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이 부문은 1분기 매출 8억1800만달러에 영업손실 24억7000만달러를 냈다. 1달러를 벌 때 3달러를 잃는 구조다.

◇왜 이렇게 출렁이나…얇은 유동성과 벌어진 몸값

변동성의 뿌리는 유통 물량이다. 전체 주식의 4~5%만 시장에 풀렸다. 작은 매수·매도도 가격을 크게 흔든다. 상승도 하락도 증폭된다.

평가도 극단으로 갈린다. 목표주가 최저는 62달러(모닝스타·”152% 고평가”), 최고는 800달러(레이먼드제임스)다. 13배 차이다.

평균은 약 240달러. 매수 의견 27곳, 매도 1곳. 다만 아직 적자다. 주당순손실(최근 12개월)은 2.94달러. 다음 실적은 8월 6일 나온다.

회사가 내세운 논리는 크다. 스페이스X는 잠재 시장을 28조5000억달러로 보고, 그 대부분을 AI로 잡는다. 강세론의 근거이자, 동시에 실현 못 하면 무너질 전제다.

◇진짜 분수령은 스타십 재사용성 검증

관건은 로켓이다. 13차 비행은 7월 17일 점화 도중 엔진 이상으로 발사가 취소됐다. 머스크는 “며칠 내 재시도”를 예고했다.

로이터는 다음 시도를 월요일로 전했다.더 큰 시험대는 그다음이다. 부스터를 발사탑으로 회수하고, 궤도에서 연료를 보급하는 실증이다.

이 두 관문을 넘으면 로켓 완전 재사용이 열린다. 발사 비용이 급감한다. 스페이스X는 이를 2026년 하반기~2027년 목표로 잡았다.

스타링크 V3 위성 배치 목표는 연말이다.변수는 또 있다. 스페이스X는 미 국방부에 AI 클라우드 용량을 공급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

AI가 새 수익원이 될지도 지켜볼 지점이다. 당장은 월요일 발사 결과와 8월 6일 첫 실적이 단기 방향을 가른다.

스페이스X는 우주기업으로 상장했다. 그러나 주가를 흔드는 축은 이미 AI로 옮겨갔다. 재사용 로켓과 AI 수익화. 두 검증을 통과하기 전까지 출렁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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