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금융을 열었다. 동시에 구멍도 뚫었다.
5년이 걸렸다. 유니클로가 서울 명동으로 돌아왔다. 2019년 일본 불매 운동으로 닫았던 플래그십 매장이 오늘(22일) 다시 문을 연다.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왔다는 신호다. 명동 상권이 살아났다는 뜻이다.
오늘 다른 종류의 경보도 울린다. 금융위원회가 AI 보안 위협 대응 간담회를 연다. 인공지능이 금융 전반으로 퍼지면서 해킹과 사기의 무게도 함께 커지고 있다.
22일 금요일. 회복의 신호와 위협의 신호가 한날 동시에 켜졌다.
① 비상경제본부회의 — 정부가 재는 리스크의 온도
정부는 이날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연다.
비상경제본부회의는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한 범부처 협의체다.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고 주요 부처 장관이 한자리에 모인다. 유가·환율·수출·물가를 한꺼번에 점검한다.
지금 이 회의가 열리는 맥락이 있다.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원·달러 환율은 연초부터 크게 흔들렸다. 반도체 수출은 호조지만 일부 업종은 둔화 조짐이다. 농수산물 물가 변수도 남아 있다.
핵심은 어조다. 정부가 ‘관리 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하는지, 아니면 추가 대책을 시사하는지가 갈린다. 후속 지원책이 나오면 관련 업종 주가가 즉각 반응한다. 회의 결과 문구 하나를 시장이 먼저 읽는다.
② AI 금융보안 간담회 — 편리함이 만든 허점
금융위원회가 AI 보안 위협 대응 간담회를 연다. 은행·보험·증권사와 핀테크(금융+기술) 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왜 지금인가. 속도가 빨랐다. 주요 시중은행은 이미 AI 상담 챗봇, 이상거래 탐지, 투자 추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편리해진 만큼 취약점도 커졌다.
딥페이크(AI로 만든 가짜 영상·음성)를 이용한 금융 사기가 늘고 있다. 해커들이 AI 모델의 허점을 파고드는 사례도 보고된다. 자동화 시스템의 오류는 사람이 수동 처리할 때보다 피해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두 갈래 시나리오다. 당국이 보안 기준을 강화하면 AI 도입 속도는 느려진다. 핀테크·AI 솔루션 기업의 사업 환경이 바뀐다. 반대로 자율 규제 방식을 택하면 기업 부담은 줄지만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진다. 이날 간담회의 방향이 중요한 이유다. 단기 주가보다 중장기 산업 구조 변화의 신호로 읽어야 한다.
③ 일본 4월 CPI — 아시아 통화를 움직이는 숫자
일본이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Consumer Price Index)를 발표한다. CPI는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종합한 지표다. 물가의 방향을 읽는 핵심 통계다.
일본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파장이 온다. 일본은행(BOJ·Bank of Japan)의 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진다. 엔화 강세 압력이 생긴다.
한국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엔화가 강해지면 원화에도 연동 압력이 온다. 아시아 통화 간 상관관계 때문이다. 원화가 강해지면 수출 기업의 채산성(수출로 얼마나 이익이 나는지)이 떨어진다. 삼성전자·현대차 같은 수출 대형주가 흔들릴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일본 물가가 예상치를 밑돌면 엔화 약세가 이어진다. 원화 강세 압력이 줄고 수출주는 숨통이 트인다. 일본 소비자물가지수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