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났다던 전쟁 5주 만에 돌아왔다—미·이란 전쟁 140일

휴전 두 번, 양해각서 한 번…그래도 호르무즈는 닫혔다

2026년 6월, 국제 유가가 전쟁 전으로 돌아갔다.브렌트유는 배럴당 60달러대. 넉 달 만이었다. 미국과 이란이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전쟁은 끝난 듯했다.

5주 뒤, 유가는 다시 85달러를 넘었다.무슨 일이 있었나. 140일을 되짚는다.

[1기] 개전과 충격 (2~3월)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때렸다.작전명은 ‘에픽 퓨리(Epic Fury)’였다. 첫 타격이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겨눴다. 하메네이는 사망했다.

이란이 반격했다. 미사일과 드론이 이스라엘과 걸프 지역 미군기지로 날았다.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을 닫았다. 세계 원유의 약 20%가 지나는 길목이다.

3월, 이란 혁명수비대가 “해협 완전 통제”를 선언했다.유가가 폭발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40달러를 넘었다. 2008년 이후 최고였다. 중동 실물 인도 기준인 두바이유는 157달러까지 뛰었다.

한국이 흔들렸다. 코스피가 7.24% 빠졌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었다. 제조업 원가는 최대 5.19% 올랐다.트럼프는 “무조건 항복” 외에 협상은 없다고 했다.

[2기] 4~5월, 봉합의 실패

첫 봉합 시도는 4월 8일이었다.파키스탄이 중재에 나섰다. 2주 휴전에 미국과 이란이 합의했다.

양쪽 다 승리를 주장했다. 이란은 “우리 10개항을 관철했다”고 했다.하지만 해협은 열리지 않았다. 이란은 통항 선박에 척당 100만 달러가 넘는 통행료를 물렸다.

4월 11~12일, 이슬라마바드에서 협상이 열렸다. 21시간을 끌었다. 결렬됐다. 쟁점은 둘이었다. 호르무즈, 그리고 핵.

4월 13일, 미국이 해상봉쇄를 시작했다. 휴전은 이름만 남았다. 4월 21일, 트럼프가 휴전을 무기한 연장했다. 봉쇄는 그대로 뒀다. 5월까지 양측의 산발적 공습이 이어졌다.

[변곡점] 6월, 양해각서—진짜 끝처럼 보였다

전환점은 6월이었다.6월 17일. 트럼프 대통령과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원격으로 서명했다. 문서 이름은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MOU)’. 14개 항이었다.

핵심은 세 가지였다. 모든 전선의 군사행동 영구 중단. 호르무즈 60일 무료 통항. 핵·제재를 논의할 60일 협상 창구.효과는 즉각적이었다. 유가가 전쟁 전 수준으로 내렸다.

한국엔 호재였다. 운임과 전쟁보험료가 떨어졌다. 반도체·자동차·조선·석유화학이 숨통을 틔울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3기] 7월, 붕괴

6월의 평화는 3주를 못 갔다.7월 6~7일, 이란이 호르무즈에서 상선 3척을 공격했다. 카타르 선박도 있었다.

이란의 논리는 ‘해협 관리권’이었다. 통항 선박에 자국이 정한 항로와 절차를 강요했다.

7월 8일, 트럼프가 선언했다. “합의는 끝났다.”미국이 이란 본토를 다시 때렸다. 유가가 76달러로 튀었다.

공습은 매일 이어졌다. 7월 15일, 첫 주간(晝間) 공습이 있었다. 반다르아바스와 카슈름섬, 차바하르가 타격받았다. 이날 미군은 처음으로 내륙을 때렸다. 이란샤르 병영에서 병사 7명이 숨졌다.

7월 14일엔 UAE 국영 유조선 2척이 피격됐다. 선원 1명이 사망했다. 유가는 85달러를 넘었다. 전쟁 전보다 19% 높았다.

서울과 도쿄 증시가 미끄러졌다.그리고 7월 18일, 이란이 쐐기를 박았다.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이 말했다. “미국이 각서 의무를 어겼다. 우리도 이행을 중단한다.” 이란이 공식적으로 각서 종료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같은 날 이란은 쿠웨이트 발전·담수 시설을 이틀 연속 때렸다. 바레인·요르단·카타르도 공격받았다.명분은 엇갈렸다.

미국은 이란의 상선 공격 능력을 꺾겠다고 했다. 이란은 미국이 교량과 발전소 등 기반시설을 먼저 쳤다고 맞섰다.

국제사회는 선을 그었다. 걸프협력회의(GCC)는 “민간시설 공격은 전쟁범죄”라고 규탄했다. 유엔도 우려를 냈다.

[현재] 승자 없는 소모전

2026년 7월 현재, 전쟁은 140일을 넘겼다.그런데 승자가 없다. 미국은 이란을 한 번에 무너뜨릴 결정타가 없다.

이란도 미군을 몰아낼 힘이 없다.트럼프는 ‘다음 주’를 협상 시한으로 내걸었다. 동시에 공중급유기를 중동에 다시 모으고 있다. 협상과 확전을 함께 쥔 강압외교다. 전문가들의 시각은 장기 소모전으로 모인다. 누가 더 오래 버티고, 그 비용을 감당하느냐의 싸움이다.

[전망] 세가지 질문

이 전쟁이 남긴 질문은 세 가지다.첫째, 호르무즈는 다시 열리는가.두 번의 휴전과 한 번의 각서가 모두 여기서 깨졌다. 이란은 해협을 지렛대로 쓴다. 이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봉쇄는 반복된다. 각서의 ’60일 무료 통항’은 시한부 봉합이었다.

둘째, 유가는 어디서 멈추는가.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조기 종전’ 시나리오에서도 유가가 전쟁 전 63달러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봤다. 90달러 안팎에서 굳어진다는 것이다. 에너지 수입 비용의 구조적 상승이다.

셋째, 한국은 얼마나 버티는가.한국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다.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는 34.4%를 중동에서 들여온다. 반도체 핵심 소재인 브롬·헬륨 공급망도 호르무즈에 걸려 있다.

전면전이 길어지는 최악의 경우, 한국의 성장률은 0.8%포인트 내린다. 물가는 2.9%포인트 오른다. 경상수지는 767억 달러 줄어든다.

반대편도 있다. 방산과 해운·조선은 전쟁 장기화의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대응은 층위가 다르다. 정부는 비축유와 물류·보험 지원, 외환시장 안정 카드를 점검해야 한다. 개인은 유가와 환율에 연동된 물가 부담을 미리 셈해두는 편이 낫다.

140일간 전쟁은 세 번 끝났다고 했다. 세 번 다 다시 시작됐다. ‘다음 주’가 네 번째 고비다. 이번엔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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