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올릴 때마다 집값 올랐다…이번엔 다를까

노무현·문재인 두 번의 실패, 이재명 정부는 왜 자신하나

82.5%. 3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서 집을 팔 때 내야 하는 최고 실효세율이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한 수치다.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84㎡를 15억원에 사 50억원에 팔면 세금만 27억원이 넘는다. 매도 차익의 77%가 세금으로 나간다. 양도차익이 큰 서울 인기지역 아파트 보유자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당분간 아파트 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사람들이 많다.

5월 10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4년 만에 부활했다. 정부는 집값을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 시장은 사실상 거래 소강상태다. 양도세 중과 시행이 과연 집값을 잡을 수 있을까?


헷갈리게 하는 건 과거다. 정책 효과가 별로였다. 역사적으로 같은 정책을 두 번 썼다. 두 번 다 결과가 나빴다.

노무현 정부가 처음이었다. 2004년,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60% 세율을 적용했다. 당시 최고세율(36%)의 두 배에 가까운 중과였다. 발표 직후 서울 아파트값이 3개월 동안 1.54% 떨어졌다. 반짝 안정이었다. 규제가 본격 시행되자 시장은 거꾸로 움직였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였다. 6개월 만에 집값은 1.53% 올랐다. 2005년 정부가 세율을 더 높이자 2006년 집값이 폭등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결국 대국민 사과를 했다.

문재인 정부가 카드를 다시 꺼냈다. 2018년 4월 다주택자 중과를 재시행했다. 이번에도 같았다. 규제 시행 후 9개월 동안 서울 집값은 8.94% 뛰었다. 집값이 잡히지 않자 2020년 중과 세율을 20~30%p로 대폭 높였다. 발표에서 실제 시행까지 11개월이 걸렸다. 그 사이 집값이 16.98% 폭등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라는 신조어가 이 시기에 탄생했다.

61년 치 데이터는 같은 결론을 낸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에 따르면 “정부 규제가 시장을 이긴 것은 노태우 정부의 200만호 강제 수용 때뿐”이었다. 나머지는 IMF나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외부 충격이 집값을 잠시 꺾었을뿐이다.

어쨌든 역사적으로 세금은 한 번도 집값을 잡지 못했다.


이재명 정부는 “이번엔 다르다”고 말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지난 8일 경제·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로 투기성 매수는 상당 부분 차단됐다”고 밝혔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속적 장단기 공급 확대로 실수요자가 안심할 수 있는 주택시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자신하는 배경이 있다. 올해 1월 양도세 중과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늘었다. 1월 5만7000가구에서 3월에는 8만80가구까지 불어났다. 규제 예고가 매물을 끌어낸 셈이다.

그런데 다시 잠겼다.

5월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6914가구다. 불과 두 달 만에 1만3000가구 이상 줄었다. 팔 사람은 팔았다. 버틸 사람은 버티기로 했다.

국토연구원 데이터가 이 흐름을 설명한다. 다주택자 양도세율이 1% 오르면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9% 줄고, 가격은 0.2% 오른다. 거래는 줄고 가격은 오르는 구조다. 세금이 매물을 누르면 결국 가격이 오른다.

전문가들은 “3주택자의 경우 실효세율이 82.5%인데, 이제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상황이 됐다”고 말한다.


전세시장은 별개로 움직인다.

KB금융그룹 ‘2026 KB 부동산 보고서’에서 시장전문가의 83%, 공인중개사의 85%가 올해 전국 주택 전세가격 상승을 예상했다. 수도권은 두 집단 모두 87%가 상승을 전망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가 막히면서 전세 공급 자체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보유세 부담을 버티려는 다주택자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양도세 중과가 다주택자 행동을 바꾸고, 그 여파가 임대차 시장으로 전이되고 있다. 전셋값 상승이 본격화하면 결국 집값을 자극할 수밖에 없다. 이건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쟁점은 두 가지다.

하나. 버티는 다주택자가 언제 무너지느냐. 보유세 인상, 공시가격 현실화, 금융비용 상승이 동시에 압박하면 자발적 매물이 늘어날 수 있다. 팔고 싶어서 내놓는 매물보다 버티기 어려워 내놓는 매물이 늘어난다면 집값은 빠질 수밖에 없다. 다주택자들은 견딜 여력이 있을까.

둘. 공급이 충분히 빠른가. 정부는 수도권 135만호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인허가에서 실제 입주까지 최소 3~5년이 걸린다. 수요는 지금 있다. 공급은 나중에 온다. 그 시차가 가격을 결정한다. 향후 2~3년 역대급 입주량 부족을 겪게 될 수도권에서 과연 매수세는 어떻게 반응할까. 일부라도 매매로 돌아선다면 집값은 다시 뛴다.


역사는 회의적이다. 그런데 정부는 낙관적이다.

세율 82.5%는 집을 팔기 어렵게 만든다. 매물이 잠기면 가격은 오른다. 가격이 오르면 정책 실패다. 정책 실패가 확인되면 다음 정부는 다시 유예 카드를 꺼낸다. 그 순간이 역설적으로 매수 타이밍이 된다. 역사적으로 이 패턴이 반복된 게 사실이다. 결국 양도세 중과 유예로 갈 가능성이 크고, 결국 집값이 반등할 수밖에 없다는 거다.

이번엔 다를까. 누구도 정답을 내놓긴 어려운 상황이다. 수도권 인기지역의 매물 동향과 보유세 추가 인상 등 정부의 추가 대책 여부에 시장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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