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사람] 찰스 다우, 130년 전 오늘 숫자로 월스트리트를 제압하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최초 발표
독학 기자 ‘찰스 다우’ 창안…증시 분석 기초 닭아

 

40.94.

1896년 5월 26일, 한 언론인이 세상에 새로운 숫자를 선보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JIA). 세상은 잘 몰랐다. 이 숫자가 어떤 의미인지.

그는 주식 투자자가 아니었다. 증권사 직원도 아니었다. 기자였다. 그것도 정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한, 코네티컷 시골 출신의 독학 기자였다 찰스 헨리 다우(Charles Henry Dow, 1851~1902). 오늘로 130년 전, 그가 발표한 숫자 하나가 자본주의의 언어를 바꿨다.

19세기 후반 월스트리트는 지금과 달랐다. 투기판이었다. 내부자 거래가 공공연했고, 주가 조작은 관행이었다. 정보는 소수 자본가들이 독점했다. 일반 투자자들은 눈을 감고 도박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그날의 주가가 오르는지 내리는지조차 알 길이 없었다. 시장 전체의 흐름은 더더욱 안개 속이었다.

다우는 그 분노를 데이터로 갚았다. 1882년, 다우는 동료 기자 에드워드 존스와 함께 ‘다우&존스 컴퍼니’를 차렸다. 사무실이랄 것도 없었다. 전령을 통해 금융가에 뉴스 쪽지를 배달하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다우의 눈은 달랐다. 개별 주식 등락에 집착하는 투자자들을 보며 그는 이렇게 말했다. “파도를 보지 마라, 조수를 봐라.” 시장 전체가 어느 방향으로 흐르는지를 보여줄 단 하나의 숫자. 그것을 찾는 데 14년이 걸렸다.

1896년 5월 26일, 마침내 그 숫자가 나왔다. 미국을 대표하는 12개 공업 주식의 평균값. 40.94포인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의 첫날이었다.

첫 지수를 구성한 12개 기업의 이름은 지금 들으면 낯설다. 아메리칸 코튼오일, 테네시 석탄·철강, US레더(미국 가죽)…. 모두 19세기 굴뚝 산업의 상징들이다. 아이러니가 있다. 이 12개 기업 중 지금까지 살아남은 곳은 단 하나도 없다. 가장 오래 버틴 GE(제너럴 일렉트릭)조차 2018년에 지수에서 퇴출됐다.

현재 DJIA는 30개 종목으로 운영된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골드만삭스…. 구성 종목은 완전히 달라졌지만, 다우가 설계한 ‘시장의 체온계’라는 개념은 그대로다. 다우는 1889년 7월, 뉴스 배달지를 정식 신문으로 전환했다. 이름은 ‘월스트리트 저널(WSJ)’. 창간 편집장이 됐고, 2센트짜리 이 신문은 수백 명에게 배달됐다.

그가 WSJ에 남긴 시장 분석 칼럼들은 훗날 ‘다우 이론(Dow Theory)’으로 체계화됐다. 현대 주식시장 기술적 분석의 뼈대다. 추세, 지지선, 저항선…. 지금도 증권사 리포트에 등장하는 개념들의 씨앗이 모두 이 기자의 칼럼에서 나왔다.

그는 주식을 팔지 않았다. 글을 썼다. 다우는 오래 살지 못했다. 1902년 4월, 마지막 사설을 쓰고 월스트리트 저널을 떠났다. 그해 12월 4일, 뉴욕 자택에서 51세로 눈을 감았다. 짧은 생이었다. 그러나 그가 남긴 숫자 하나는 130년을 살았다.

오늘 뉴욕 증권거래소 전광판에 뜨는 숫자가 그 증거다. 40.94에서 시작한 지수는 현재 4만 포인트를 넘나든다. 1000배가 넘는 여정이다. 찰스 다우는 기자였다. 그것도, 숫자로 권력에 맞선 기자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JIA): Dow Jones Industrial Average의 약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에 상장된 30개 대형 우량주의 주가를 산술평균해 산출하는 지수. ‘다우지수’로 줄여 부른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금융시장의 기준선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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