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3일]미 고용 쇼크에 반도체 숨통…한국 물가는 역풍

  • 미국 6월 고용보고서·한국 6월 CPI 동시 발표 결과
  • 비농업 취업자 5만7000명…연준 인상 우려 후퇴
  • 한국 물가 3.2%·30개월 최고…한은 인상론 오히려 힘받아

숫자 두 개가 밤새 시장을 뒤흔들었다.

미국 6월 비농업 취업자 증가는 5만7000명. 시장 예상치(다우존스 집계 11만5000명)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한국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 2023년 12월 이후 30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두 숫자는 방향이 달랐다. 시장이 읽어야 할 메시지도 달랐다.

미국 고용 급랭…연준 인상론에 찬물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2일(현지시간) 6월 비농업 취업자가 5만7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5월의 12만9000명(하향 수정)보다 크게 둔화한 수치다. 충격은 더 컸다. 4월 신규 고용도 기존 17만9000명에서 14만8000명으로, 5월도 17만2000명에서 12만9000명으로 하향 수정됐다. 두 달 합산 7만4000명이 지워진 셈이다.

실업률은 4.2%로 예상(4.3%)을 소폭 밑돌았다. 그러나 속을 보면 다르다. 구직을 포기하거나 노동시장을 이탈한 인구가 72만명 늘면서 실업률이 낮아 보이는 착시 현상이 생겼다. 경제활동참가율은 0.3%포인트 하락한 61.5%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종별 명암도 갈렸다. 전문·기업서비스(+3만6000명), 사회복지(+2만5000명), 헬스케어(+2만2000명)가 선전했다. 반면 레저·숙박은 6만1000명 줄었다. 월드컵 특수에 기댔던 고용 기대는 빗나갔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CME 페드워치 기준 7월 FOMC 금리 인상 가능성은 28.9%에서 19.8%로 낮아졌다. 9월 인상 확률도 75%에서 60%로 내려섰다. 달러인덱스는 0.56% 급락해 100.83을 기록했다. 금리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 인상 시점을 기존 10월에서 12월로 늦춰 반영하기 시작했다.

반도체주에는 숨통이 트였다. 나스닥 반도체 선물은 고용 둔화 소식에 반등했다. 엔비디아·마이크론 등이 선물 시장에서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주 급락장을 거친 코스피도 오늘 반등 시도가 예상된다.

그러나 연준이 손을 놓은 건 아니다. 연준은 6월 FOMC에서 3.50~3.75%로 동결했지만, 분기 경제전망(SEP·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을 통해 올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고용이 식어도 물가가 살아 있는 한 인상 카드는 테이블에 남아 있다.

한국 물가 3.2%…유가 내려도 물가는 올랐다

문제는 한국 물가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석유류가 24.7% 뛰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역설이 있다. 국제유가는 이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물가는 5월(3.1%)보다 0.1%포인트 더 올랐다. 석유류 외에 새 변수가 가세했다. 농축수산물 물가가 3.2% 상승했다. 생육 기한 단축과 재배면적 감소로 농산물이 상승 전환한 영향이다. 에너지 충격이 식품으로 번지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이 숫자는 한국은행에 부담을 준다. 5월 물가 발표 뒤 시장은 7월 기준금리 인상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봤다. 6월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그 압박이 더 커졌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이번 주 BIS(국제결제은행) 연례 콘퍼런스와 ECB(유럽중앙은행) 포럼 참석차 스위스·포르투갈 출장 중이다. 귀국 후 금통위 발언에 시장의 눈이 쏠린다.

오늘의 핵심: 뉴욕은 쉬고, 코스피가 소화한다

오늘 뉴욕증시는 독립기념일 대체 휴장이다(7월 4일이 토요일이라 3일 금요일이 공휴일). 간밤의 고용 충격과 반도체 선물 반등을 소화하는 건 오롯이 코스피 몫이다.

방향은 위쪽이다. 그러나 진폭은 제한될 수 있다. 미 고용 둔화는 반도체 투자 수요 약화 가능성도 내포한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59%를 차지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수요 우려와 금리 안도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다.

환율도 변수다. 달러 약세로 원·달러는 내릴 압력을 받는다. 한국 시간 새벽 기준 원·달러 환율은 1541원으로 전장 대비 약 0.74% 하락했다. 1500원대 후반까지 하락하면 외국인 매수를 자극할 수 있다. 반대로 한국 물가 충격이 재조명되면 원화 강세는 제한된다.

오늘의 주요 일정

-09:00, 국내, 금융위, 벤처생태계 간담회(부산 유라시아플랫폼, 금융위원장)
-10:50, 국내, 금융위, 서민금융복합지원센터 개소식(부산)
-10:00, 국내, 금융위 부위원장, 주간업무회의(정부서울청사)
-시간미정, 국내, 한국은행, 6월 말 외환보유액 발표
-시간미정, 국내, 금융위, 부동산 PF 상황 점검회의
-시간미정, 국내, 과기정통부·IITP, 글로벌 AI 프런티어스 심포지엄 2026(서울 웨스틴 파르나스 호텔) ※레슬리 팩 캐블링(MIT 출신 로봇공학자), 노암 브라운(LLM 권위자) 기조연설
-전일(2일 밤), 해외, 미국, 6월 비농업 고용 5만7000명 증가·실업률 4.2% (이미 발표, 오늘 국내 시장 반영)
-휴장, 해외, 미국, 독립기념일 대체 공휴일로 뉴욕증시 휴장

관전 포인트

오늘 시장의 무게중심은 반도체다. 간밤 미국 고용 급랭으로 연준 인상 우려가 한 발 물러섰고, 나스닥 반도체 선물이 반등했다. 지난주 코스피를 8400선까지 끌어내렸던 AI 투심 이탈이 고용 둔화로 일부 진정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6월 물가가 3.2%로 3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한은의 7월 기준금리 인상 압박은 오히려 강해졌다.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가 잦아드는 사이 한국발 긴축 우려가 시장의 새 변수로 부상했다. 오늘 외환보유액 발표와 부동산 PF 점검회의도 놓치지 말아야 할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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