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화경제] 마이클 펠프스 19번째 메달, 스포츠 경제의 분기점

2012년 7월 31일, 마이클 펠프스가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 경신
메달 28개가 움직인 스포츠 경제

2012년 7월 31일 밤 런던 아쿠아틱스센터. 마이클 펠프스는 200m 접영에서 0.05초 차로 졌다. 은메달이었다. 그 은메달이 그의 18번째 올림픽 메달, 48년간 버틴 라리사 라티니나의 기록과 동률이었다. 약 한 시간 뒤 그는 4x200m 계영 마지막 영자로 물에 들어갔다. 미국이 이겼고, 19번째 메달이 목에 걸렸다. 사상 최다 기록이 바뀌었다.

기록은 스포츠의 사건이다. 그러나 펠프스의 더 긴 이력서는 물 밖에 있다. 그는 한 명의 운동선수가 어떻게 하나의 산업 자산이 되는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 다섯 번 출전, 네 번의 수확

1985년 미국 볼티모어 출생. 2000년 시드니에 15세로 출전했지만 메달은 없었다. 이후 아테네·베이징·런던·리우까지 다섯 올림픽에 나서 네 대회에서 메달 28개를 모았다. 금 23개, 그중 개인전 금메달이 13개다. 2012년 런던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가 4년 뒤 리우에 복귀했다. 그의 최다 메달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았다.

■ 0.05초와 100만달러

1981년 셔윈 로즌 시카고대 교수는 ‘슈퍼스타의 경제학’이라는 논문을 냈다. 능력의 미세한 차이가 보상의 거대한 격차로 증폭되는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했다. 소비자는 비슷한 선수 여럿보다 최고 한 명을 압도적으로 선호하고, 방송 기술은 그 한 명을 전 세계에 동시에 방송하면서 수익을 만든다.

펠프스는 이 이론의 실험실이었다. 그는 2001년부터 스피도와 계약했고, 2003년 재계약에는 조건이 하나 붙었다. 1972년 마크 스피츠의 단일 대회 7관왕 기록에 도달하면 보너스 100만달러. 2008년 베이징에서 그는 8관왕을 했고 보너스를 받았다. 그 돈은 개인 소비가 아니라 자신의 재단 설립 재원으로 들어갔다.

100만달러는 크다. 동시에 작다. 올림픽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단일 성취의 대가가, 미국 프로 팀스포츠 중위권 선수 연봉 수준이다. 승자독식은 1등에게 몰아주는 구조이면서, 종목 자체가 작으면 1등의 몫도 작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 새벽에 열린 결승, 그 뒤의 계산서

베이징 올림픽 수영 결승은 오전에 열렸다. 미국 동부 프라임타임에 생중계하기 위해서였다. NBC는 베이징 미국 중계권에 8억9400만달러를 냈고, 광고로 10억달러 이상을 팔았다. 딕 에버솔 당시 NBC 스포츠 회장은 2001년 자크 로게 IOC 위원장 취임 직후부터 이 구상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IOC 조정위원장이던 헤인 페르브루헨은 “특정 방송사의 요구를 따른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지만, 일정은 결국 바뀌었다.

숫자는 돌아왔다. 런던 2012는 미국에서 2억1940만명이 시청해 당시 기준 미국 역대 최다 시청 TV 이벤트가 됐다. 베이징의 2억1500만명을 넘었다. NBC 광고 매출은 12억5000만달러였다.

순환 구조가 여기서 완성된다. 스타가 시청률을 만들고, 시청률이 광고를 만들고, 광고가 중계권료를 밀어올리고, 중계권료가 IOC 재원이 된다. IOC는 수입의 90% 이상을 종목단체와 선수 지원에 재분배한다고 밝힌다. NBC유니버설은 2014년 2032년까지 77억5000만달러 계약을 맺었고, 2025년 3월 2033~2036년 주기를 30억달러에 추가 연장했다. 파리 2024는 하루 평균 6700만명, 스트리밍 235억분을 기록했다.

■ 기록이 상품이 될 때

2008년 스피도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협업한 전신 수영복 ‘LZR 레이서’를 내놨다. 베이징 금메달의 94%, 세계신기록 25개 중 23개가 이 수영복에서 나왔다. 2008년 초부터 2009년 중반까지 깨진 세계기록이 130개를 넘었다. ‘기술 도핑’ 논란이 커지자 국제수영연맹은 2010년 1월부터 비직물 전신 수영복을 금지했다. 기록 경신 속도는 곧바로 떨어졌다.

스폰서의 기술 투자가 기록을 생산했고, 기록이 흔해지자 규제가 이를 막았다. 스포츠 산업이 자기 상품의 가치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보여준 장면이다.

한국도 같은 무대에 있었다. 2008년 베이징에서 박태환은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땄다. 한국 수영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자 금메달이었고, 광고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그러나 스타 한 명이 만든 붐이 산업으로 남으려면 리그와 유통, 저변이라는 구조가 뒤를 받쳐야 한다. 4년마다 조명이 켜지는 종목의 오래된 숙제다.

펠프스가 남긴 질문은 기록이 아니다. 스타의 가치는 누가 만드는가. 본인의 재능인가, 그 재능을 프라임타임에 배치한 계산인가. 답은 둘 다다. 그리고 그 몫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둘러싼 협상이, 지금도 스포츠 산업의 본질이다.

 

[오늘, 문화경제] 마이클 펠프스 올림픽 메달 최다 기록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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