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작품]스파이더맨, 나흘만에 200만…’외화부진’ 공식 깼다

개봉 4일차 210만…’파묘’·’범죄도시4’와 같은 흥행 속도

 

숫자가 먼저 말한다. 210만7469명. 소니픽처스가 8월 1일 0시 5분 기준으로 집계한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이하 <스파이더맨 4>)의 누적 관객 수다. 개봉 나흘째에 나온 기록이다.

올해 개봉작 중 가장 빠르다. 연상호 감독의 <군체>, 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개봉 5일차에 200만 선을 넘었다. 2023년 이후 국내 개봉한 외화를 통틀어도 최고 속도다. 

비교 대상이 무겁다. 역대 박스오피스 9위 <아바타>(1333만)와 10위 <서울의 봄>(1312만)은 6일차에 200만을 찍었다. <스파이더맨 4>는 이를 이틀 앞당겼다. 2024년 극장가를 휩쓴 <파묘>와 <범죄도시 4>가 4일 만에 세운 기록과는 동률이다. 두 작품은 각각 1100만 관객을 넘겼다.

초반 흐름도 꺾이지 않는다

개봉 첫날 68만 명을 모은 뒤 3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고, 7월 31일 하루에만 52만6075명을 동원했다. 1일 오전 기준 예매율은 63.8%, 예매 관객은 80만 명을 넘었다. 예매율은 그날 팔린 전체 예매 티켓 중 해당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향후 며칠간의 관객 흐름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디세이>, 나홍진 감독의 <호프>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실관람객 반응도 받쳐준다. CGV 골든에그지수 96%, 네이버 평점 9.03점. 관람 후 평점이 높다는 건 입소문이 역풍이 아니라 순풍으로 작동한다는 뜻이다. 여름 성수기 장기 흥행의 전제 조건이다.

혼자 남은 스파이더맨, 어른이 되다

전작 <노 웨이 홈> 사건 이후 세상 모두의 기억에서 지워진 피터 파커(톰 홀랜드)가 자신을 기억하는 정체불명의 적과 DNA 변이라는 위기 앞에서 다시 일어서는 이야기다. 연인 MJ(젠데이아)도, 절친 네드(제이컵 바탈론)도 그를 모른다. 시리즈 최초로 성인이 된 피터는 고독 속에서 성장한다. 스콜피온과 헐크 등 새로운 위협이 등장한다.

연출은 <샹치>를 만든 데스틴 대니얼 크리턴이 맡았다. 전작들을 이끈 존 왓츠 감독에게서 바통을 넘겨받아, 규모를 키우는 대신 감정의 밀도를 높이는 쪽을 택했다는 평가다. 로튼토마토 평론가 지수는 89%. 러닝타임은 145분, 엔딩 크레딧 후 쿠키 영상이 한 편 있다.

북미에선 ‘엔드게임’의 기록이 깨졌다

글로벌 성적은 더 극적이다. 북미 프리뷰(정식 개봉 전 사전 상영) 매출이 7200만 달러로,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6000만 달러를 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개봉 첫날 북미 매출은 1억6700만 달러대, 주말 3일 합계는 3억3000만 달러 이상이 예상된다. <엔드게임>의 역대 오프닝 기록(3억5710만 달러) 경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cite name=”” index=”24-1″>소니는 글로벌 오프닝 4억6500만 달러를 예상했다. 자사 역대 최고 기록이다.

‘외화 부진’ 그래프에 찍힌 변곡점

맥락을 붙이면 의미가 달라진다. 영화진흥위원회가 7월 29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결산에 따르면, 상반기 전체 극장 매출은 5790억 원, 관객은 5705만 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41.9%, 34.2% 늘었다. 회복을 이끈 건 한국영화였다. 한국영화 매출은 3702억 원으로 81.7% 급증하며 팬데믹 이전(2017~2019년) 평균의 94.2%까지 올라섰다.반면 외화는 관객이 1968만 명으로 6.9% 줄었다. 매출(2088억 원)이 2.3% 늘어난 건 아이맥스·4DX 같은 특수상영 비중이 높은 작품 덕이었다.

관객은 줄었는데 매출이 버틴 구조, 즉 객단가로 물량 감소를 메운 셈이다. ‘슈퍼히어로 피로감'(superhero fatigue·마블·DC 등 반복되는 히어로물에 관객이 지쳤다는 업계 진단)이 숫자로 확인된 상반기였다.

<스파이더맨 4>는 그 그래프 위에 찍힌 변곡점이다. 외화가 관객 수 기준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시장에서,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들과 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다. 하반기 극장가의 회복이 국내 대작에만 의존하는 반쪽짜리인지, 시장 전체의 체력 회복인지를 가르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이번 주말이 첫 분수령이다. 개봉 후 첫 주말 성적은 통상 최종 스코어를 예측하는 가장 강력한 변수다. 현재 속도라면 1000만 돌파 여부가 8월 중순 극장가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된다.

 

오늘, 이 작품
T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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