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NH·대신증권 등 주요 IB·증권사 주간 전망 종합
7500이 뚫렸다. 두 달 전 5000선 붕괴를 걱정하던 시장이 이제 8000을 이야기한다. 불과 60일 만의 반전이다.
이번 주 시선은 하나로 모인다. 이 랠리가 지속되느냐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소비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물가 변동 지표), 이란 전쟁 전개 상황, 트럼프-시진핑 베이징 정상회담. 세 가지 변수가 이번 주 안에 모두 터진다. 상승 재료와 하락 재료가 동시에 대기 중이다.
코스피 랠리, 어디까지 왔나
숫자부터 보자. 코스피는 지난 8일 7498.00에 마감했다. 3월 전쟁 공포로 급락했던 지수는 4월 한 달에만 30.61% 뛰었다. 이후에도 쉬지 않았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목표치를 9000으로 올렸다. 20일 만에 또 올렸다. 8000을 제시한 지 세 주가 채 안 됐다. “아시아에서 가장 선호하는 시장”이라는 표현까지 붙였다.
근거는 실적이다. 올해 2월 말 이후 코스피 순이익 전망치는 48% 올랐다. 반도체 업종만 따로 보면 74% 급증이다. 삼성전자의 2026년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연초 135조원에서 276조원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 SK하이닉스도 113조원에서 204조원으로 껑충 올랐다.
밸류에이션(기업의 주가 수준이 이익 대비 얼마나 비싼지 나타내는 지표) 부담도 크지 않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 숫자가 낮을수록 저평가)은 7배 중반이다. 코로나19 당시 저점과 비슷하다. 지금의 가격이 싸다는 의미다.
단기 피로감은 변수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상승 추세는 유효하지만 숨 고르기 구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반도체가 이 랠리를 만들었다
왜 반도체인가. AI(인공지능) 시장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고 있다. 학습은 AI를 훈련시키는 단계다. 추론은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는 단계다. 챗GPT에 질문을 던지면 그게 추론이다. 이 추론 단계에서 필요한 것이 메모리 반도체다. 속도와 대역폭(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양)이 핵심이다.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메모리 시장이 전례 없는 변곡점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분기 D램 가격 상승률 전망치를 58~63%로 제시했다. 낸드 플래시는 70~75%다. 반년 만에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오른다는 뜻이다.
미국 증시에서도 신호가 왔다. 지난 9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5.51% 급등했다. 올 들어 샌디스크 주가는 558% 폭등했다. 마이크론은 137% 올랐다. 메모리 반도체 ETF(상장지수펀드·여러 종목을 묶어 주식처럼 거래하는 상품)인 ‘라운드힐 메모리 ETF(DRAM)’는 출시 한 달 만에 88% 올랐다.
삼성전자 목표가 50만원, SK하이닉스 목표가 300만원. 국내 증권가에서 이미 나온 숫자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86%, SK하이닉스는 78%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계산이다.
AI 밸류체인(가치사슬·원자재부터 최종 제품까지 이어지는 산업 연결망)도 넓어지고 있다. 메모리에서 전력기기, 인프라 장비까지 수혜 범위가 확장된다.
CPI 발표, 이번 주 최대 변수
13일(현지시간)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에너지 충격이 얼마나 반영됐느냐가 핵심이다. 이란 전쟁 이후 미국산 원유 가격은 올해 들어 60% 이상 폭등했다.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갤런(약 3.8리터)당 4.50달러를 넘었다. 3월 CPI는 0.9% 상승, 4년 만에 최고치였다. 4월은 0.6% 상승이 시장 예상치다.
진짜 관건은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CPI’다. 근원 CPI가 높으면 연준(Fed·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진다.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면 증시에 찬물이 된다.
시나리오는 두 갈래다.
근원 CPI가 예상치 안이면 “에너지 충격은 일시적”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증시 상승 탄력을 유지한다. 반대로 근원 CPI가 예상을 뚫으면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됐다”는 공포가 퍼진다. 연준의 긴축 기조가 강해진다. 주가 조정 빌미가 된다.
현재 S&P 500 지수는 3월 저점 대비 16% 이상 올랐다. 나스닥은 13% 상승, 두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다. 이 수준에서 악재 하나면 차익 실현 압박이 커진다.
트럼프-시진핑 회담, 희토류가 핵심
이번 주말 베이징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다.
의제는 두 가지다. 이란 전쟁 해결 방안, 그리고 희토류(전기차·반도체·방산 등에 쓰이는 17개 희귀 금속 원소의 총칭)와 기술 접근권 문제다.
희토류는 현재 중국이 전 세계 생산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원소다. 미·중 갈등이 깊어질수록 한국 반도체 산업의 공급망 리스크가 커진다. 반대로 회담에서 긴장 완화 시그널이 나오면 반도체 업종 전반에 호재다.
중동 전선도 변수다. 호르무즈 해협(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 전 세계 석유 공급의 20%가 통과)의 재개방 여부다. 해협이 열리면 유가가 떨어진다. 유가가 떨어지면 인플레이션 압박이 줄고, 금리 인하 기대가 살아난다. 증시엔 강한 호재다.
삼성전자 총파업, 국내 변수
국내에선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진행 중이다. 총파업 이슈다.
삼성전자는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진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 파업이 실제 생산에 타격을 준 사례는 아직 없다. 심리적 부담이 더 크다.
주요 일정표 (5월 12~16일)
| 날짜 | 구분 | 일정 |
|---|---|---|
| 5월 13일(화) | 미국 |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
| 5월 13~14일 | 미국/기업 | 시스코 실적 발표 |
| 5월 15일(목) | 미국 | 4월 소매판매 발표 |
| 5월 15일(목) | 미국/기업 |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실적 발표 |
| 이번 주 중 | 미·중 | 트럼프-시진핑 베이징 정상회담 |
| 이번 주 중 | 중동 | 호르무즈 해협 협상 전개 상황 |
| 이번 주 중 | 국내 | 삼성전자 노사 갈등 추이 |
시사점: 이번 주 세 가지 관전 포인트
첫째, 13일 CPI를 보라. 근원 CPI가 예상을 넘으면 이번 주 증시는 흔들린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시간표가 멀어진다. 반대로 예상 안이면 랠리가 연장된다. 가장 직접적인 변수다.
둘째, 트럼프-시진핑 회담 결과를 주시하라. 희토류·기술 협상에서 양보 신호가 나오면 반도체 업종 전반에 강한 모멘텀이 생긴다. 결렬이나 갈등 확대는 반대다. 국내 반도체주에 직접 영향을 준다.
셋째, 호르무즈 해협이다. 해협이 열리면 유가 급락, 물가 안정, 금리 인하 기대 회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하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면 증시 상승 동력은 한층 강해진다.
AI가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리고, 반도체가 한국 증시를 밀어올리는 구조는 이번 주에도 유효하다. 문제는 세 가지 변수가 어느 방향으로 터지느냐다. 상승 재료와 하락 재료가 이번 주 동시에 몰려있다. 방향이 결정되는 한 주다.